본문 바로가기

공지

비례대표제 확대운동 연명 요청서

 

비례대표제 확대운동 연명 요청서


복지국가의 건설은 ‘친복지세력’의 장기집권을 필요로 합니다. 여기서 '친복지세력'은 진보 혹은 보수 어느 특정 정치세력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우리 사회가 복지국가로 나아가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복지국가란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야 세워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현 정치구도는 복지를 누구보다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 집단인 친복지세력들의 정치세력화를 힘들게 하고, 이들의 장기집권은 더욱더 어렵게 합니다. 현재의 소선거구 일위대표제 하에서는 지역구 1등을 많이 배출해낼 수 있는 거대 정당 외에 사회적 약자 혹은 소수 집단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소수 정당들의 정치권 진입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뿐 아니라 소선거구 일위대표제는 경제민주화나 복지국가, 한반도 평화정착 등과 같은 전국적 개혁 이슈에 헌신할 정치인을 찾기 어렵게 합니다. 예컨대, 지역구 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등과 같은 전국적 복지이슈에 매달리는 것보다 자신의 재선 가능성을 훨씬 더 담보해주기 때문입니다. 한미FTA나 반값등록금, 삼성 반도체 백혈병 노동자,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남북간 평화체제 구축 등 한국 사회의 모순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문제들에 헌신하는 정치인들이 매우 극소수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PR포럼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PR포럼의 목표는 현행 소선거구 일위대표제 중심의 선거제도를 실질적인 비례대표제로 개혁하자는 것입니다. 비례대표제가 확대되면 시민들은 소지역구에서의 인물 투표가 아니라 광역구 혹은 전국구에서의 정당 투표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지역감정이나 인물변수보다는 정당의 이념이나 정책기조가 투표함에 있어 핵심 기준이 됩니다. 또한 그 경우엔 앞서 이야기했던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무상의료, 한반도 평화정착 등 전국 단위의 주요한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의원들이 시민들의 지지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시민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이념에 충실하고, 이를 실현할 정책 능력이 뛰어난 정치인들이 많이 포진해있는 정당에 자신들의 표를 행사하게 될 것이고, 정당들은 그런 능력을 갖춘 정치인들을 비례대표로 선출하게 될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시민들은 복지국가건설에 헌신하는 정치인들과 정당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비례대표제가 실질적으로 확대되었을 경우 각 정당들은 시민의 지지만큼, 즉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공평하게 나눠 갖게 됩니다. 따라서 이제는 지역기반이나 명망가에게 의존하는 ‘늙은 정당’은 가라앉고, 자신의 분명한 노선과 가치 그리고 그에 부합하는 정책 패키지를 갖춘 ‘젊은 정당’이 떠오르게 됩니다. 한국 사회가 그토록 오래 바라왔던 새로운 선진 정당정치가 펼쳐지게 되는 것입니다.

 

지난 7월 22일 참여연대와 우리리서치가 공동으로 실시한 ‘경제민주화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 70.1%가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지표들이 이 시대가 경제민주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는 단순히 개별 제도나 정책의 개혁 문제가 아닌 자본주의의 유형 혹은 패러다임을 바꾸는 문제입니다. 현재의 영미식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유럽식 조정시장경제체제로 변화하는 일입니다. 이것은 노․사․정을 필두로 하여 그 사회 진보․보수․중도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체제의 안정적 변환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때야 비로소 가능한 일입니다. 시간이 걸리고, 인내가 필요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필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다양한 세력들 간에 합의의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정치제도, 이를 가능케 할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로의 개혁이 너무도 절실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를 필요로 합니다. 헌 부대가 파열음을 내며 찢어지기 전에 어서 빨리 새 술을 담을 새 부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경제민주화, 복지국가건설이 새 술이라면 합의제 민주주의는 그것을 담을 그릇입니다. 그 부대를 만드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여기에는 오른손, 왼손, 양손 모두를 필요로 합니다. 착한 오른손, 착한 왼손이 나타나 그들이 서로 맞잡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서로 손을 맞잡을 수밖엔 없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PR포럼은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독일식 정당명부제의 도입 등 비례대표제의 실질적 확대라고 생각합니다. 

 

비례대표제의 획기적 확대를 통해 빚어질 합의제 민주주의라는 그릇에는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는 새로운 중도정치세력이 담겨질 것입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한국 사회에서 소외되어왔던 노동자, 농민, 중소상인, 실업자, 여성, 소수자 등의 권익을 대변하는 진보정당이 담겨질 것입니다. 거기엔 아마도 녹색의 가치를 기치로 내건 녹색당, 청년의 문제를 대변하는 청년당도 담겨질 것입니다. 이 부대에 소수의 명망가나 지역 기반에 의존해서 기득권을 지켜왔던 기존의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정당들은 담겨지지 못할 것입니다. 헌 술이 새 부대에 담겨지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현재의 소선거구 1위대표제가 '1등만 인정받는 더러운 선거제도'라면,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1등, 2등이 아닌 빨강, 파랑, 노랑, 녹색 등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무지개 선거제도'입니다. 앞으로 살아갈 사회는 빨강만, 파랑만, 노랑만, 녹색만이 우리 사회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것이 아닌 여러 색깔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사회, 그래서 이들이 함께 복지국가를 만들어내는 아름답고,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2년이 경제민주화를 지속적으로 이루어갈 복지세력을 키우고, 이들의 장기집권화를 촉진할 수 있는 합의제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 도입 운동을 시작하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일곱 빛깔 무지개 선거제도인 독일식 정당명부제 혹은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로의 개혁에 여러분들께서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2.8.13. 월요일 오전 연명 현황

 

[PR포럼 공동대표]

 

노회찬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원희룡 새누리당 전 국회의원
이종걸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천정배 민주통합당 전 국회의원

 

[개인 연명]
고세훈 고려대 교수
김두수 사회디자인연구소 상임이사
김연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윤태 고려대 교수
김진욱 변호사,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박동천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선학태 전남대 교수
유종일 KDI정책대학원 교수
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
이동걸 한림대 객원교수
이정우 경북대교수
장진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전민용 건치신문 대표
조영훈 동의대 교수
조홍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정치경영연구소 소장

 

[단체 및 기관 연명]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치경영연구소, 진보신당 창준위, 청년녹색당, 청년유니온, 표를 품은 청년, 하우징롸잇

 

* 8월 13일까지 연명을 계속 받을 예정입니다. 비례대표제 확대에 동의하시는 분들의 많은 참여와 격려 부탁드립니다.

 

 

참고자료 1

 

□ PR포럼 소개

 

PR(Proportional Representation, 비례대표제)포럼은 그 동안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당위론적 차원에서 비례대표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수준을 뛰어넘어 실제로 비례대표제 확대를 이루기 위해 정치경영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비례대표제 확대에 동의하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국회의원들, 정당, 시민단체, 청년단체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정치경영연구소 산하 포럼입니다. PR포럼의 공동대표는 노회찬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원희룡 새누리당 전 국회의원, 이종걸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천정배 민주통합당 전 국회의원이 맡고 있습니다.

 

PR포럼에서는 특히 비례대표제 확대라는 이슈에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청년유니온과 표를 품은 청년, 청년 녹색당과 같은 청년단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해 주지 못하는 기존 정치체제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향후 자신들의 핵심 정치 개혁 과제로 비례대표제 확대를 천명하고 나섰고, 1회 PR포럼 이후 ‘PR청년포럼’을 구성해 비례대표제 확대에 동의하는 청년 네트워크를 확대 조직 및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PR청년포럼은 2012년 2월 13일, 제2회 PR포럼을 통해 ‘청년, 비례대표제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비례대표제 확대를 요구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한국 사회에 전달했고, 2012년 대선에서 주요 이슈가 되게 하기 위해 언론 릴레이 기고 및 ‘19대 국회의원 대상으로 비례대표제 확대 지지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