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 썸네일형 리스트형 페미니스트인 나는 왜 비례대표제를 지지하는가 페미니스트인 나는 왜 비례대표제를 지지하는가 인쇄된 활자에도 두께가 있다. 손에 힘을 뺀 채로 손가락을 활자 위에 천천히 올려놓으면 책에 인쇄된 활자들이 손가락 끝에서 오돌도돌 만져진다. 페미니즘은 내게 이런 것이었다. 시각뿐만 아니라 언제나 촉감으로까지 맞닿는, 그것도 항상 몸의 가장 끝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정수(淨水).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이었다. 물론 마초를 반경 100m 내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거나 섣부른 꼰대 짓을 사전에 차단하는 부가 효과도 있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보다는 타인과 나의 높이를 동등하게 맞추는 것이 핵심이었다. 어린 여자아이라는 입력 수치 안에서 부엌때기로 가라앉는 나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선후배라는 위험한 관계에서 나도.. 더보기 이전 1 다음